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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국제시장 사라진 골목과 변한 풍경 ― 피란민의 삶터에서 관광지로 변해간 시간. 오늘은 부산 국제시장 사라진 골목과 변한 풍경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1. 전쟁 속에서 태어난 시장, 삶을 이어주던 골목부산 국제시장의 시작은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전쟁 시기, 전국에서 몰려든 피란민들이 부산에 정착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시장이 그 출발이었습니다. 먹고살기 위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사람들은 골목에 좌판을 펼쳤고,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물품과 각종 생필품을 거래했습니다.당시 국제시장은 단순한 상업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생존의 공간이었습니다. 판잣집과 비좁은 골목 사이로 사람들의 숨결이 얽혀 있었습니다. 좁은 통로를 따라 옷, 신발, 통조림, 군용 물자까지 없는 것이 없었습니다. 전쟁의 상처 위에서 시장은 삶의 버팀목이 되었습니다.국.. 2026. 2. 23.
동대문운동장 철거와 DDP의 탄생 ― 기억의 운동장에서 미래의 랜드마크로. 오늘은 동대문운동장 철거와 DDP의 탄생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1. 서울 스포츠의 심장이었던 동대문운동장동대문운동장은 1925년 경성운동장으로 출발한 서울 최초의 근대식 종합운동장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조성된 이 공간은 해방 이후 ‘동대문운동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한국 스포츠사의 굵직한 장면을 품어왔습니다. 축구, 육상, 각종 전국대회와 행사들이 이곳에서 열렸고, 수많은 시민이 관중석을 가득 메웠습니다.특히 1960~80년대에는 프로 스포츠와 전국체전, 각종 학생 경기의 중심지 역할을 했습니다. 지금처럼 대형 경기장이 여러 곳에 분산되기 전, 동대문운동장은 사실상 서울 스포츠의 상징과도 같은 공간이었습니다. 낡은 콘크리트 관중석과 흙먼지가 이는 .. 2026. 2. 22.
대전 엑스포 과학공원, 엑스포 이후의 공간 ― 세계 박람회 이후, 남겨진 공간의 시간. 오늘은 대전 엑스포 과학공원, 엑스포 이후의 공간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1. 1993년, 세계가 모였던 과학의 도시1993년, 대전은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상징적인 무대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도약의 길’을 주제로 열린 대전 엑스포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규모의 국제 행사였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가 참가했고, 미래 기술과 우주, 환경, 통신에 대한 비전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대전은 그 순간만큼은 단순한 지방 도시가 아니라, 세계가 주목하는 미래 도시였습니다.엑스포가 열렸던 공간은 이후 ‘엑스포 과학공원’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행사 기간 동안 화려한 전시관과 상징 구조물들이 세워졌고, 그중에서도 한빛탑은 대전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미.. 2026. 2. 21.
피맛골 서민 골목의 소멸 ― 조선의 골목에서 재개발의 그림자까지. 오늘은 피맛골 서민 골목의 소멸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1. 말을 피해 걷던 골목, 조선에서 시작된 서민의 길서울 종로 한복판, 고층 빌딩 사이로 이어지던 좁은 골목길이 있었습니다. 바로 피맛골입니다. 이름은 ‘피마(避馬)’에서 유래했습니다. 조선시대 양반들이 말을 타고 큰길을 지나갈 때, 평민들은 길을 비켜야 했습니다. 그래서 말을 피해 다닐 수 있는 골목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고, 그 길이 바로 피맛골이었습니다.이 골목은 권력과 거리를 둔 공간이었습니다. 큰길이 관청과 권력의 공간이었다면, 피맛골은 서민의 삶이 흐르던 자리였습니다.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작은 주막과 음식점이 들어섰고, 장사꾼과 선비, 상인들이 섞여 드나들었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2026. 2. 20.
세운상가 전자 왕국에서 재생 공간으로 ― 산업의 심장에서 도시재생의 상징으로 변해가는 공간, 오늘은 세운상가 전자 왕국에서 재생 공간으로 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1. 1970~80년대, 대한민국 전자 산업의 심장서울 종로와 을지로 사이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건축물, 세운상가는 1960년대 후반 조성된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 단지 중 하나입니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구조였습니다. 상업 시설과 주거 공간을 한 건물 안에 배치한 대규모 복합 건물이었고, ‘공중 보행로’라는 개념까지 도입된 미래형 도시 실험이었습니다.1970~80년대에 들어서면서 세운상가는 자연스럽게 전자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라디오, 카세트테이프, 오디오 부품, TV 수리점, 전자회로 부품 상점까지 각종 전자 관련 상점이 빼곡히 들어섰습니다. 특히 전자 부품.. 2026. 2. 19.
잠실 놀이마당 사라진 놀이문화 공간 ― 90년대 청춘이 모이던 광장, 그리고 사라진 자유의 무대. 오늘은 잠실 놀이마당 사라진 놀이문화 공간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1. 90년대 청춘의 광장, 잠실 놀이마당1990년대 서울에서 청소년과 대학생들이 자유롭게 모일 수 있는 공간은 지금처럼 많지 않았습니다. 대형 쇼핑몰도, 복합 문화 공간도 드물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시절 잠실 종합운동장 인근에 자리 잡고 있던 잠실 놀이마당은 단순한 공터 이상의 의미를 지닌 장소였습니다.이곳은 공연장도 아니었고, 정식 문화 시설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모여 음악을 틀고 춤을 추고, 악기를 연주하고,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었던 열린 공간이었습니다. 힙합 댄스 동아리, 록 밴드 지망생, 길거리 노래패, 마술 동호회까지 다양한 청춘들이 자연스럽게 .. 2026. 2. 17.